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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근골격계

파이프와 렌치, 30년 배관공의 무릎에 새겨진 기록

파이프와 렌치, 30년 배관공의 무릎에 새겨진 기록

파이프와 렌치, 30년 배관공의 무릎에 새겨진 기록



건물의 보이지 않는 곳, 그곳에는 도시의 생명을 잇는 혈관과도 같은 수많은 배관이 흐릅니다. 그리고 그 혈관을 만들고 보수하는 사람들, 바로 ‘배관공’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고된 노동을 막연히 짐작하지만, 그들의 무릎이 어떤 과정으로 서서히 망가져 가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노무법인 이산에서는, 30년 이상을 배관공으로 일해 온 한 근로자의 무릎 관절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사례를 통해, 한 직업의 노동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여 그 안에 숨겨진 고통의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3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여러 건설 현장에서 배관공으로 일해 온 성실한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무거운 파이프와 공구를 다루고, 비좁은 공간에서 무릎에 부담이 가는 자세로 일한 결과, 왼쪽 무릎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어 생긴 당연한 통증이라 여겼지만, 결국 걷기조차 힘들어져 병원을 찾았고, ‘좌측 무릎 관절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이번 사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관건은, 막연히 ‘힘들 것’이라고 짐작되는 배관공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무릎 관절을 손상시키는지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노동의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배관공의 업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않고, 그 안에서 무릎에 각기 다른 종류의 부담을 주는 핵심적인 노동의 요소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배관공의 업무는 단순히 파이프를 연결하는 일이 아닙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무릎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해야 하고, 무거운 파이프 렌치 등을 이용해 온몸의 힘으로 배관을 조이는 과정에서 무릎에 상당한 비틀림과 압박이 가해집니다. 또한, 무거운 공구와 자재를 들고 사다리와 비계를 수시로 오르내려야 하는 작업 환경은 무릎에 직접적인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합니다.

이처럼 의뢰인의 무릎 관절증은, ‘버티고, 비틀고, 오르내리는’ 세 가지 다른 종류의 부담이 지난 30년간 복합적으로 작용한 필연적인 결과물임을 주장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위원회는 이처럼 배관공의 업무 특성을 세밀하게 분석한 접근과 그로 인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복합적인 부담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좌측 슬관절의 기타 원발성 무릎관절증’은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근로자의 질병을 이해하기 위해, 그 직업의 이름이나 겉모습이 아닌, 그 안에 담긴 노동의 구체적인 ‘움직임’과 ‘힘의 원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모든 노동에는 그 나름의 방식과 논리가 있고, 그 안에 직업병의 원인이 숨어있습니다. 근로자의 몸에 새겨진 상처의 언어를 정확히 해석하고, 그 노동의 과정을 존중하며 과학적인 근거로 재구성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한 사람의 고된 인생을 이해하고 그 권리를 찾아드리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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