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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직업성암

석재 가공 작업자의 피부근염, 산재가 될 수 있을까?

석재 가공 작업자의 피부근염, 산재가 될 수 있을까?

석재 가공 작업자의 피부근염, 산재가 될 수 있을까?



피부근염은 면역계가 자신의 근육과 피부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특발성'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산재 신청조차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30년 가까이 석재 가공 업무에 종사하면서 결정형 유리규산 분진에 장기간 노출된 끝에 피부근염과 양측 대퇴골두 무형성 괴사를 진단받고,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20대 초반부터 약 18년에 걸쳐 묘석 및 건축석 가공업체에서 석재 가공 작업을 해왔습니다. 8인치·4인치 그라인더로 석재의 형태를 잡고 연마·광택 작업으로 마무리하는 전형적인 석재 가공 공정으로, 작업 중 상당한 양의 암석 분진이 발생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목과 양쪽 어깨, 무릎의 통증과 함께 팔을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 검사 결과 피부근염을 진단받았습니다. 이후 피부근염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양측 대퇴골두 무형성 괴사까지 이차적으로 발생해 양쪽 고관절 인공관절 전 치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1. 쟁점: '원인 불명의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벽 넘기

이 사건의 핵심 과제는, 피부근염이 특발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질환인 만큼,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큰 산이었습니다.

자칫하면 의뢰인의 질병은 개인적인 체질이나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처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 해결방법: 결정형 유리규산 누적 노출을 중심으로 연결고리 만들기

해결의 핵심은 '결정형 유리규산'이라는 물질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이 수행한 석재 가공 작업, 즉 그라인더를 이용한 절단·성형·연마 작업은 암석 분진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공정입니다. 실제로 유사한 석재 가공 작업장을 대상으로 한 환경 측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의 노출 수준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 바 있습니다.

의뢰인은 이러한 환경에서 약 18년에 걸쳐 작업을 해왔고, 그 누적 노출량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결정형 유리규산 노출이 피부근염을 포함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외 역학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직접적인 역학 연구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규폐증 환자에서 피부근염이 반복적으로 보고된 사례 연구들, 그리고 류마티스 관절염·전신홍반루푸스·전신경화증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결정형 유리규산 노출 간의 관련성이 다수 입증되어 있다는 점을 논거로 삼았습니다.

즉, 의뢰인의 피부근염은 유전적 소인이나 우연이 아니라, 18년간 고농도의 결정형 유리규산에 반복 노출된 결과로 발생한 필연적 질병임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대퇴골두 무형성 괴사에 대해서는, 피부근염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용된 고용량 스테로이드제가 이차적으로 뼈 괴사를 유발한 것임을 의학적으로 밝혀, 이 역시 업무상 질병의 연장선임을 주장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는 의뢰인이 약 18년간 석재 가공 작업을 수행하면서 결정형 유리규산에 상당 수준으로 노출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임상 양상과 조직검사 결과가 피부근염에 합당하다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부근염은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나아가 피부근염 치료 과정에서 이차적으로 발생한 양측 대퇴골두 무형성 괴사 역시 업무상 질병으로 함께 인정받았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산재가 반드시 눈에 보이는 사고나 명확한 원인이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줍니다. '원인 불명'이라는 진단명 뒤에도, 오랜 시간 쌓인 업무 환경의 영향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은 발병 원인이 복합적이고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산재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확정적인 원인 규명이 아니라, 내가 일해온 환경이 질병 발생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역학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관련 물질의 노출 수준, 노출 기간, 유사 사례 보고, 인접 질환과의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연결하면 충분히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가면역질환이나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고 계신 분이라면, 먼저 자신의 업무 환경을 되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여온 노출의 흔적이, 산재 인정의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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