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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직업성암

31년 덤프트럭 운전기사의 방광암, 산재로 인정받다

31년 덤프트럭 운전기사의 방광암, 산재로 인정받다

31년 덤프트럭 운전기사의 방광암, 산재로 인정받다



콘크리트와 석회석이 가득한 광산, 매일 7시간씩 디젤 엔진 배기가스를 마시며 수십 톤의 화물을 실어 나른 한 남자. 환기도, 마스크도 없이 밀폐된 운전석에서 수십 년을 보낸 그의 몸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조용히 쌓이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례는 평생 비흡연자였음에도 방광암 진단을 받은 덤프트럭 운전기사가, 장기간의 디젤엔진배출물질 노출을 입증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이야기입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께서는 70대의 남성으로, 1970년대부터 약 31년 10개월간 광산 소속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근무하였습니다. 입사 초기 약 2년 5개월간은 타이어 교체 및 수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이후 15톤부터 92톤에 이르는 대형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노천광산에서 채굴한 석회석을 운반하는 업무를 전담하였습니다.

작업 환경은 밀폐된 운전석 안에서 디젤 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였습니다. 보호구 착용 없이 하루 평균 약 7시간씩 덤프트럭을 운행하였고, 초과근무는 월 평균 3~5회로 자정까지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수십 년간의 누적 노출 끝에, 퇴직 후 육안적 혈뇨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방광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의뢰인의 방광암이 31년간의 덤프트럭 운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평생 비흡연자였고 가족력도 없었으며, 기존 건강검진에서도 신청 상병과 관련된 질병력이 확인되지 않아 직업력이 사실상 유일한 위험 요인으로 집중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디젤엔진배출물질이 방광암의 원인 물질로서 국제적으로 '제한적 근거'로만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흡연처럼 확정적 증거가 인정된 물질이 아닌 만큼, 인과관계 인정을 어렵게 만드는 과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하였습니다.

이에 디젤엔진배출물질의 발암성 자체를 다투기보다, 의뢰인의 노출 기간과 수준이 얼마나 상당한지를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선행 연구를 토대로 의뢰인의 누적 노출량을 추산한 결과, 방광암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고 보고된 기준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또한 국내 건설기계 배출가스 규제가 2004년 이후에야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규제 이전 시기의 실제 노출량은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역학조사평가위원회는 의뢰인이 지게차 운전(약 2년 5개월)과 덤프트럭 운전(약 29년)을 하는 동안 디젤엔진배출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특히 덤프트럭 운전 업무를 매일 7시간 이상 약 29년간 수행한 점,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시기 이전의 노출을 고려할 때 업무 중 상당한 양의 디젤엔진배출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의 방광암은 업무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상당한 것으로 인정되어 산재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되었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직업성 방광암 산재 신청에서 '인과관계의 과학적 불확실성'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벽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례는 발암 근거가 제한적으로 분류된 물질이라 하더라도, 노출 기간이 충분히 길고 누적 노출량이 상당하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은 질병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경우에도, 업무가 그 발생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있다면 근로자의 편에 서는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중요한 것은 불분명한 과학적 논쟁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실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유해 환경에 노출되어 왔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촘촘하게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평생을 먼지와 배기가스 속에서 묵묵히 핸들을 잡아온 분의 고통이 개인의 불운으로 남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임을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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