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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근골격계

허리를 ‘삐끗’했는데, 사고가 아닌 ‘질병’으로 산재 승인된 이유

“일하다가 허리를 삐끗했어요. 이거 업무상 사고 맞죠?”

산재 상담을 하다 보면, 이처럼 특정 동작 이후 갑자기 나타난 통증을 ‘업무상 사고’로 생각하고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상처는, 특히 척추 질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진행되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노무법인 이산에서는, 작업 중 허리를 삐끗한 명확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고’가 아닌 장기간의 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한 조선소 기술자의 특별한 사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수십 년간 거제 소재의 조선소에서 ‘파워공’으로 일해 온 성실한 근로자였습니다. 의뢰인의 주된 업무는 건조 중인 선박의 좁은 블록 안에서, 무거운 그라인더로 거친 용접 부위를 갈아내고 청소하는 일이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오른쪽 엉덩이 통증과 다리 저림이 있었지만, 의뢰인은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버텨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 중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뚝’하는 느낌과 함께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단명은 ‘요추 3-4번간 추간판 탈출증’이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1. 쟁점: 이것은 ‘사고’인가, ‘질병’인가?

이번 사건의 핵심 과제는, 의뢰인의 상태를 어떻게 규정하고 접근할 것인가였습니다. ‘물건을 들다 삐끗했다’는 명확한 사건이 있었기에 ‘업무상 사고’로 주장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허리는 이미 오랜 세월 동안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많은 경우, 이처럼 갑작스러운 통증을 ‘사고’로만 주장했다가, MRI 검사 결과 ‘오래된 퇴행성 변화’라는 소견이 나오면 산재가 불승인되곤 합니다. 사고로 보기에는 그 이전부터 이미 병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2. 해결방법: ‘쌓여온 시간’에 집중하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은, 눈앞의 ‘삐끗한 사건’에만 매몰되지 않고, 의뢰인의 지난 수십 년의 노동이 허리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를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의뢰인이 수행한 파워공 업무의 특수성을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좁고 폐쇄된 선박 블록 안에서, 무거운 그라인더를 들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작업하는 것은 척추에 엄청난 부담을 줍니다. 특히 그라인더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진동은, 팔과 어깨를 통해 그대로 척추에 전달되어 디스크의 퇴행을 가속화시키는 치명적인 요인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허리디스크는 수십 년간 누적된 진동과 부자연스러운 자세 부담으로 인해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물건을 들다 삐끗한 마지막 사건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디스크를 터지게 만든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즉, 이 사건의 본질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만성적인 ‘질병’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위원회는 비록 재해 발생 경위에 ‘삐끗했다’는 급성적인 사건이 있었으나, 의뢰인의 장기간 직업력과 그로 인한 척추의 누적 부담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의 ‘요추간판탈출증 요추3-4번간’은 업무상 ‘사고’가 아닌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산재 인정 과정에서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근로자가 느끼는 것은 마지막 ‘삐끗한 순간’일지라도, 그 순간을 초래한 수십 년의 숨겨진 과정을 밝혀내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고’로 신청했다가 ‘퇴행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불승인되고 좌절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고’의 문이 닫혔을 때, ‘질병’의 문을 열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의 통증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그 전략적인 판단과 접근이 산재 승인의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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