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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근골격계

서서히 좁아지는 길, 형틀목공의 척추관 협착증 산재 승인

“나이가 드니 허리가 다 아픈 거 아니겠어요?”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병을 그저 세월의 당연한 흔적으로만 여기고 힘든 시간을 홀로 감내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통증이, 수십 년간 묵묵히 일해 온 노동의 시간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노화’의 과정과 매우 유사하여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기 까다로운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은 한 형틀목공의 사례를 통해, 질병의 의학적 특성을 깊이 있게 분석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30년 가까운 세월을 여러 건설 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일해 온 성실한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작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점차 심해졌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듯 아파 쉬어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의뢰인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졌다는 ‘요추 3-4번, 4-5번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1. 쟁점: ‘노화’와 ‘직업병’의 경계를 증명하라

이번 사건의 핵심 과제는,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질병이 가진 의학적 특성을 어떻게 업무와 연결하여 설득력 있는 논리로 증명하느냐였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 즉 ‘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변의 인대나 관절이 두꺼워지고, 디스크가 부풀어 오르면서 신경 통로를 서서히 좁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산재 심사 과정에서 “업무 때문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생긴 병”이라는 주장에 부딪히기 매우 쉽습니다.


2. 해결방법: 노동이 어떻게 ‘노화의 속도’를 앞지르는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은, 척추관 협착증이 퇴행성 질환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형틀목공이라는 직업이 가진 가혹한 업무 부담이 어떻게 척추의 퇴행, 즉 노화의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가속화시켰는지를 의학적 관점에서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척추관은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중요한 통로와 같습니다. 건강한 척추는 이 통로가 충분히 넓지만, 나이가 들면서 주변 구조물들이 조금씩 두꺼워지며 통로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형틀목공의 업무 부담이 ‘결정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유로폼 등 무거운 자재를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은 척추뼈와 디스크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해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며, 허리를 깊이 숙이거나 비트는 자세는, 척추관 뒤쪽의 황색인대나 후관절에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주어 더 빨리 두꺼워지게 만듭니다.

즉, 의뢰인의 척추관 협착증은 단순히 세월의 흐름에 따른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30년간 매일같이 반복된 과도한 업무 부담이, 척추의 노화 시계를 남들보다 몇 배는 빠르게 돌려버린 필연적인 결과물임을 주장했습니다. ‘업무’라는 가속 페달이 없었다면, 의뢰인의 척추는 지금과 같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위원회는 의뢰인의 장기간에 걸친 형틀목공으로서의 업무 부담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시켜 척추관 협착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척추협착 요추부(요추3-4,4-5)’는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퇴행성 질환의 산재 인정을 위해서는, 단순히 ‘일이 힘들었다’는 주장을 넘어, ‘나의 일이 어떻게 내 몸의 노화 시계를 빠르게 돌렸는가’를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증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질병은 자연적인 노화 과정과 그 경계가 모호하여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질병의 진행 속도나 심각한 정도가 연령에 비해 이례적인 수준이라면, 이는 업무상 부담이 그 질병을 가속화시켰다는 강력한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의 업무 부담을 분석하는 것만큼이나, 현재의 질병 상태를 의학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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