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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근골격계

망치질과 팔꿈치 통증, 그 당연하지만 증명하기 어려운 관계

건설 현장의 소음 속에서 가장 익숙하게 들리는 소리, 바로 망치 소리입니다.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형틀목공에게 망치는 자신의 손과도 같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해 온 그 망치가, 자신의 팔꿈치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십 년간 형틀목공으로 일하며 양쪽 팔꿈치에 ‘외측 상과염(테니스 엘보)’을 얻게 된 한 근로자의 사례를 통해,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작업 속에 숨겨진 질병의 과학적 원인을 어떻게 증명해 내는지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오랜 기간 건설 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일해 온 성실한 근로자였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못을 박고, 거푸집을 조립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반복된 망치질은 그의 양쪽 팔꿈치에 통증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라 생각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 물건을 쥐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병원에서 ‘양측 팔꿈치의 외측 상과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이번 사건의 중요한 부분은 손으로 쥐고 사용하는 망치가 어떻게 팔꿈치, 그것도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병을 유발하는지를 의학적, 생체 역학적으로 명확하게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망치가 못을 때리는 순간 발생하는 ‘충격과 진동’이라는 물리적 힘이 우리 몸을 따라 어떻게 이동하고, 어느 부위에 집중되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망치로 못을 때리는 순간의 충격과 진동은, 손잡이를 쥔 손과 손목을 통해 팔 전체로 전달됩니다. 이때 우리 몸은 그 충격에 저항하고 손목을 안정시키기 위해, 팔뚝 바깥쪽에 위치한 근육들을 강하게 수축시킵니다.

문제는 바로 이 손목을 안정시키는 근육들이 시작되고 뼈에 부착되는 지점이, 바로 ‘팔꿈치 바깥쪽의 튀어나온 뼈(외측 상과)’라는 점입니다. 즉, 수십 년간 매일같이 수천 번 반복된 망치질의 충격은, 고스란히 이 작은 지점에 집중되어 힘줄에 미세한 파열과 염증을 끊임없이 유발합니다.

여기에 더해, 무거운 유로폼(거푸집)을 들거나, 쇠지렛대(빠루)로 거푸집을 해체하는 등, 손목을 비틀거나 강한 악력을 요구하는 형틀목공의 다른 작업들은, 이미 약해진 팔꿈치 힘줄에 가해지는 부담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이처럼 의뢰인의 ‘외측 상과염’은, 망치질이라는 특정 작업이 유발하는 충격이 팔꿈치 바깥쪽이라는 특정 지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인체 역학적으로 매우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진 직업병임을 주장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위원회는 의뢰인이 장기간 형틀목공으로 근무하며 수행한 망치질 등의 업무가, 팔꿈치 외측 힘줄에 상당한 부담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양측 팔꿈치의 외측 상과염’은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근골격계 질환의 산재 인정을 위해서는, 단순히 ‘일이 힘들었다’는 주장을 넘어, ‘나의 어떤 작업 동작이, 내 몸의 어느 부위에, 어떤 과학적 원리로 부담을 주었는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증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근로자가 진단받는 상병은 그가 평생을 바쳐 수행해 온 노동의 역사를 담고 있는 정직한 기록과도 같습니다. 그 기록의 언어를 의학적, 공학적 관점에서 정확히 해석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로 재구성할 때, 비로소 그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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